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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석·3D카메라로 재배…화장품·항암채소까지 '기술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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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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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조회수
10553
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9071401155628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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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강원도 강릉시 KIST 천연물연구소 내 이른바 ‘식물공장’이라 불리는 스마트 유팜을 찾았다. 66㎡(20평) 정도 되는 1번 재배실(기능성 식물 최적생육환경연구실) 내부에는 분홍색에 가까운 붉은빛이 가득했다. 이곳 담당자는 “방금 광합성 촉진용 LED(발광 다이오드)와 개화 조절용 LED 등 식물 광합성·생장에 영향을 주는 단색광과 혼합광 실험을 마쳤다”고 말했다.


동행한 양중석 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은 “작물 생산량을 늘리는 게 목적인 일반 스마트팜과 달리 여기선 작물 내 원하는 유효 성분을 균일하게 생산·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생육·성분 변화를 줄 만한 기상, 토양, 스트레스 등 각종 환경 요인을 임의로 변화 노출시켜 자라는 모습을 관찰·분석하고 모델링하는 연구를 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2번 재배실(기능성식물 대량생산시스템연구실)에선 실증실험, 3번 재배실(기능성식물 생육품질관리연구실)에선 고부가 식·의약품원료가 될 식물을 재배할 때 필요한 품질관리시스템 R&D(연구·개발)가 이뤄진다.



3번 재배실에 놓인 은색 선반 위로 초록색물이 군데군데 고여 있다. 담당자는 “오늘 오전까지 실험했던 흔적”이라며 “양액(식물 영양분이 포함된 수용액) 때문에 이끼가 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녹황색 채소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케일 재배법 개발이 한창이다. 캐나다 원주민들의 건강 개선을 위한 기능성 식물 생산 플랫폼 개발 과제가 추진 중이다.

캐나다 북극 인근은 연평균 기온이 10℃ 이하여서 일반 노지 토경 재배가 어렵다. 또 해당지역 원주민들은 10대 때 당뇨를 앓고, 평균 수명도 60세 이하로 짧다.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의 건강문제 개선을 위해 KIST 연구소 측에 케일과 비트, 청경채 등을 시설재배하되 당뇨·비만을 줄일 수 있는 성분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재배법 개발을 요청했다고 한다.




선반 기둥에는 사람 주먹 만한 정육면체 상자가 달려 있다.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1분 단위로 수집·측정하는 센서박스다. 양 센터장은 “실증재배를 하면서 모은 생육 상태 데이터는 자동으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된다”며 “이렇게 축적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로 분석해 기능성 식물 재배법 개발에 이용한다”고 말했다.

자동으로 식물의 영상을 촬영·측정·분석하는 ‘식물 피노타이핑 시스템’도 동원된다. 이는 360도 회전하는 3차원(D) 카메라를 통해 직접 작물에 접촉하지 않고도 줄기의 휘어짐, 과실의 부피 등 작물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 측정한다.

하성도 KIST 강릉분원장은 “과거에는 잎사귀를 뜯어 분쇄해 성분을 측정하는 파괴적 측정 형태였다면, 지금은 ICT(정보통신기술)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손 안대고 키우면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유팜을 통해 ‘경험 기반 농업’은 생산성·품질 보증은 물론 원하는 성분을 극대화해 기능성 식물을 생산하는 ‘데이터 기반 농업’으로 진화 중이다.

연구소는 최근 대마 주산지인 안동시와 MOU(양해각서)를 맺고 대마 재배 허가를 받았다. 스마트유팜이 폐쇄형 구조인 데다 출입자 통제가 가능해 안정적 대마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하 분원장은 “현재까지 의료용 대마 연구가 국내에선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대마 성분을 없애고, 마취작용 등 필요한 효능만 높이는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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