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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국가 경쟁력 강화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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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보도일
2021-08-02
조회수
5197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10802182712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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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코로나에 일상을 내준 채 두 번째 여름을 맞이했다. 찜통더위와 사적모임 제한으로 답답한 나날들이다.

일상복귀를 꿈꿔보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집단면역을 자신하며 마스크를 벗어던진 국가도 변이종 등장에 다시 긴장했다. 우리 삶을 통째로 바꾼 코로나는 오늘도 진행형이다.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글로벌 가치 공급망도 흔들렸다. 식량과 원자재, 에너지 등을 사실상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로서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점점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터라 더욱더 우려스럽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그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범국가적 대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 647억9500만달러 중 일본 제품 비중은 96억9600만달러인 15.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안정화와 동시에 국내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에 힘쓴 결과다.

소재, 부품에 대한 급한 불은 껐다지만 우리 경제의 주요한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은 중대 기로에 놓인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질서 재편과 맞물려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며 자국 내 생산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선진 각국 또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술패권 경쟁은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로도 확장됐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반도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들을 초청해 투자를 종용한 것이 좋은 예다.

코로나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촉발된 이 같은 국제질서 변화는 계속해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성장동력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마침 우리 정부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세법개정을 발표했다. 다행스럽고 반가운 소식이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반도체는 물론이고 미래 핵심기술인 배터리, 국민 생명을 보장하는 백신 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세제혜택을 대폭 강화한다. 반도체, 배터리, 백신 모두 전후방 산업의 상호의존성이 큰 분야들이다. 국내 촘촘한 로컬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이 원팀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기술거래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지원과 함께 민관이 협력해 급변하는 국제 경제안보 환경 속 치열한 기술경쟁을 이겨내길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한다.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강릉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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